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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23.

    by. babel25

    목차

      사춘기 아이, 공부 거부

      “그냥 싫어”라는 말 뒤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알게 된 순간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공부하기 싫어.” “그냥 다 짜증 나.” “왜 맨날 공부 얘기야?”

      저 역시 중학교 1학년이 된 딸과의 전쟁 같은 시간을 겪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부딪히고, 결국 서로 소리치며 대화를 끝내는 일이 반복되었죠.

      처음엔 감정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너 이렇게 살면 안 돼”, “다른 애들은 공부 잘하던데 넌 왜 이래?”
      이 말들이 아이에게는 더 큰 부담과 반항심만 안겨주더군요.

      그러다 어느 날, 아이가 울먹이며 내뱉은 한 마디가 저를 멈춰 세웠습니다.
      “엄마, 나도 잘하고 싶은데 자꾸 겁나고 머리가 복잡해.”

      그때부터 저는 ‘사춘기 반항’을 단순한 감정 문제로만 보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공부 거부’라는 행동 이면에 어떤 심리가 있는지를 탐색하기 시작했죠.


      감정보다 전략이 필요했던 아이의 사춘기, 전환점이 된 3가지 접근

      1. ‘공부’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한 달 프로젝트

      처음 바꾼 건, 제가 공부 얘기를 아예 꺼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공부 좀 해라” 대신 “요즘 무슨 노래 들어?”, “친구들이랑 뭐 재밌었어?”
      아이가 느끼는 압박을 줄이고, 다시 나에게 마음을 열게 하는 게 첫걸음이었죠.

      한 달쯤 지나니 아이가 먼저 “이 문제 좀 도와줘”라고 말하더군요.
      그 순간 저는 느꼈습니다. 사춘기의 반항은 ‘관계 회복’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요.

      2. 아이의 리듬을 존중하며 만든 루틴, 자기주도성 회복

      두 번째로 한 일은, 아이와 함께 생활 루틴을 재설계한 것이었습니다.
      “9시부터 공부해”가 아니라 “하루 중 언제가 제일 집중 잘 돼?”라고 물으며
      아이가 스스로 계획을 짜보게 했어요.

      핵심은 통제가 아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짜증과 거부가 줄어들었고, 오히려 스스로 공부 시간을 정하고 지키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3. 감정 일기를 통한 스트레스 분출 창구 마련

      세 번째는 함께 ‘감정 일기’를 쓰는 습관이었습니다.
      “오늘 짜증났던 일 1개 쓰기, 감사한 일 1개 쓰기”
      단 5분이면 되는 짧은 루틴이지만, 아이에게 감정 표현의 안전한 공간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이 작은 일기장이 사춘기 아이의 방어막을 조금씩 무너뜨렸고,
      어느새 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춘기 공부 거부는 ‘의지 부족’이 아니라, ‘불안’과 ‘혼란’의 표현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는 의지가 약해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부에 대한 거부는 성적 불안, 비교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혼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사춘기 아이의 뇌는 여전히 감정 조절과 계획 능력이 미성숙한 상태입니다.
      이 시기에 감정적으로 대립하면 갈등은 깊어지고, 아이는 더 강하게 부모를 밀어내게 됩니다.

      부모로서 중요한 건,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전략적으로 다가가는 태도입니다.
      작은 행동 변화 하나가 아이에게는 큰 신호로 다가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추천 도서 및 콘텐츠 

      • 📖 『사춘기 사용설명서』 – 우치다 타츠루
        :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책입니다.
      • 📖 『공부에 미친 사람들』 – 김민식 PD
        : 공부를 삶의 전략으로 접근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
      • 💻 유튜브 채널 – ‘공부개념’
        : 청소년 심리와 공부 루틴에 대한 콘텐츠가 많아 아이와 함께 보기에 좋아요.
      • 💻 EBS 다큐프라임 ‘학교란 무엇인가’ 시리즈
        : 부모가 교육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 되는 영상입니다.

      아이를 바꾸려 하지 말고, ‘나의 태도’를 바꾸자

      사춘기 반항과 공부 거부는 우리 아이가 ‘성장 중’이라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차분히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보세요.

      저 역시 이 방법들이 완벽한 해답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이전보다 더 자주 웃고 더 자주 대화하는 우리 아이를 보며 확신합니다.

      “사춘기는, 부모도 성장해야 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