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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21.

    by. babel25

    목차

       

      자기주도학습 현실 조언

      사춘기 자녀의 공부 스트레스, 엄마의 마음이 더 아파요

      “엄마, 나 진짜 공부 싫어. 그냥 유튜브 보고 싶어.”
      저녁 준비를 하던 중, 딸아이가 조용히 제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어요. 그 말에 저는 숟가락을 놓고 말없이 딸아이를 바라봤습니다. 한동안 공부에 의욕도 없어 보이고, 숙제도 미루던 아이였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왜? 무슨 일 있어? 학교에서 뭐 안 좋은 일 있었어?"
      "그냥 다 귀찮고, 머리에 잘 안 들어와. 애들은 다 잘하는데 나만 그런 것 같고..."

      딸의 얼굴은 평소보다 더 지쳐 보였고, 그 말 속에는 ‘나는 잘 못해’, ‘나는 공부랑 안 맞아’라는 자기부정이 담겨 있었어요. 그날 밤, 아이가 잠든 후에도 저는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지금 내가 뭘 해야 할까, 이 아이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이후 저는 혼자서 여러 육아서와 교육 관련 콘텐츠를 찾아보며 깨달았어요. 사춘기 아이에게 무작정 ‘공부해!’라고 말하는 건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 그리고 아이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과 방향을 느끼게 도와주는 것, 그것이 바로 자기주도학습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요.

      그 다음날, 저는 딸과 산책을 하며 다시 대화를 꺼냈어요.
      "엄마도 중학교 때 공부 너무 하기 싫었던 적 있었어. 다들 하는데, 나는 못 따라가는 것 같고. 그때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누가 내 마음 좀 알아줬으면 했거든."
      딸은 조용히 제 옆에서 걷다가 살짝 미소 지었어요.
      "진짜? 엄마도 그랬어?"
      "그럼~ 엄마도 사람이야. 우리 딸 마음도 충분히 이해돼. 근데 말이야, 혹시 공부가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거나,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생각 들어?"
      "응…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냥 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하기 싫어. 너무 많고..."

      그날 우리는 ‘왜 공부가 싫은지’, ‘뭘 하면 좋을지’, ‘언제는 좀 더 편한지’ 등 아이의 감정을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갔어요. 정답을 찾기보다는 아이 마음을 함께 들여다보는 느낌이었죠. 그렇게 조금씩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고, 저는 ‘공부’를 말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덜 힘들게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쪽으로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은 ‘혼자서 공부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많은 부모님들이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을 들으면, 아이에게 "이제 너가 알아서 공부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으로 오해하시기도 해요. 저도 처음에는 그랬어요.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으니 스스로 계획도 세우고 공부도 하겠지, 하고 막연하게 기대했죠. 하지만 현실은 다르더라고요.

      자기주도학습은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면서 성취감을 경험하게 돕는 학습의 여정이에요. 그리고 그 여정을 처음부터 혼자 시작하긴 어려워요. 옆에서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꼭 필요하답니다.

      저는 딸과 함께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한 주 학습 피드백 타임’을 짧게 갖습니다. 이건 거창한 게 아니에요. 그냥 A4 용지 한 장 꺼내놓고 물어보는 거예요.
      “이번 주에 제일 잘한 건 뭐였어?”
      “이번 주에 좀 힘들었던 건 뭐였고, 다음 주에는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이렇게 한 주를 스스로 돌아보게 하고, 다음 주에는 한두 가지 작은 목표를 스스로 정하게 해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 목표: 수학 문제집 하루 2장만 하기
      • 보상: 주말에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한 편 보기

      작아 보이지만, 이런 습관이 쌓이면 아이는 자기 힘으로 해냈다는 감정을 갖게 되고, 공부에 대한 거부감도 점점 줄어들어요. **중학생의 자기주도학습은 완성형이 아니라 ‘길러주는 과정’**이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실천 가능한 자기주도학습 도구와 방법

      실제로 제가 딸과 함께 실천하면서 효과를 느낀 몇 가지 방법을 공유할게요.

      체크리스트 공부

      공부 계획표는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매일 할 일을 3가지로 줄인 ‘작은 목표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예:

      • 영어 단어 10개 외우기
      • 수학 문제 2장 풀기
      • 오늘 읽은 책 줄거리 요약하기

      딸은 이걸 하나씩 체크할 때마다 작은 성취를 느끼고, 자신도 모르게 성실해지기 시작했어요. 중요한 건 양보다 '습관'이에요.

       

      타이머 학습법(Pomodoro 기법)

      집중력이 부족하던 아이에게는 25분 공부 + 5분 휴식의 사이클이 정말 효과적이었어요. 특히 공부 시간이 ‘끝이 있는’ 시간이라는 점이 아이에게 큰 안심을 줬어요. 지금은 타이머가 울리면 스스로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도 하고, 다음 세션을 준비해요.

       

      흥미를 자극하는 콘텐츠

      딸은 과학을 싫어했지만, ‘1분 과학’이나 ‘과학쿠키’ 같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과학 개념을 더 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어요. 좋아하는 콘텐츠를 공부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순간, 아이의 태도도 달라졌답니다.


      사춘기에도 통하는 추천 도서와 온라인 콘텐츠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나 학습 방향 설정에 도움을 줄 만한 책과 콘텐츠도 함께 추천드릴게요.

      추천 도서

      1. 『공부머리 독서법』 – 최승필
        : 독서를 통한 사고력, 학습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책.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어도 좋아요.
      2. 『하브루타로 시작하는 엄마표 교육』 – 정선아
        :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법, 질문으로 이끄는 학습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3. 『초등 자존감 수업』 – 윤지영
        : 사춘기 초입 자녀의 감정 이해와 자존감 높이기에 도움을 주는 내용이에요.

      추천 온라인 콘텐츠

      • EBS 중학프리미엄: 교과서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영상 강의
      • YouTube ‘성장판TV’: 자기주도학습, 학습법, 진로 등 사춘기 학생과 엄마 모두에게 유익한 콘텐츠
      • YouTube ‘클래스101’ 청소년용: 미술, 글쓰기 등 창의성과 흥미를 키워주는 콘텐츠

      아이 마음을 먼저 이해해주세요

      사춘기 자녀는 혼자 방 안에 있는 시간이 많고, 말도 줄어드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도 아이는 수많은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왜 나는 못하지?’, ‘엄마는 나를 실망했을까?’, ‘난 공부랑 안 맞나 봐’ 같은 자기 부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을 수 있어요.

      그럴 때일수록 아이의 학습 능력보다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주세요.
      스스로 동기를 찾아가는 자기주도학습의 출발점은, 부모가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니까요. 저도 매일이 시행착오지만, 오늘도 딸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엄마는 네가 공부를 잘하길 바라는 게 아니라, 네가 스스로 행복하게 길을 찾길 바란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