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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4.

    by. babel25

    목차

      반항하는 아이, 현명한 부모의 대처법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벽처럼 느껴지는 시기는 바로 사춘기입니다. 말이 통하던 아이가 갑자기 말을 안 듣고,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며, 부모의 말에 반항적인 태도를 보일 때 부모는 혼란과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됩니다. 저 역시 13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이 시기를 겪으며 많은 시행착오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글은 단순한 육아서의 지식이 아니라, 실제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이기에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님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써내려갑니다.

      아이가 반항할 때,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딸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조금씩 저와의 대화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친구 이야기를 종알종알 풀어놓던 아이였는데, 하루는 제가 "오늘 학교 어땠어?"라고 물었더니 짧게 "몰라"라고 대답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리더군요. 그날 이후 딸은 자주 문을 닫고 혼자 있으려 하고, 제가 뭔가를 부탁하거나 조언을 하면 "알아서 할게요"라며 단호하게 선을 긋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기의 딸은 단순히 반항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감정과 독립성을 찾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시선에서 보면, 자신의 생각이 생기고 그것을 표현하고 싶은데 여전히 부모는 아이로만 취급하니 그것에 반발하는 것이지요. 심리학자 대니얼 시겔은 이 시기를 "뇌가 새롭게 성장하는 시기이자, 자기 정체성을 찾는 첫 단계"라고 말합니다. 즉, 부모가 보기엔 반항 같지만 아이에겐 성장을 위한 표현입니다.

      소리를 질러도 해결되지 않았던 순간들

      솔직히 처음에는 저도 감정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딸이 짜증을 내면 저도 짜증을 내고, 거친 말을 하면 "엄마한테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마!"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오히려 관계를 더 멀어지게 했습니다. 한번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두고 딸과 크게 다퉜습니다. 제가 약속한 시간을 지키라고 하자, 딸은 울며 소리를 지르고 방문을 쾅 닫아버렸죠. 그리고 며칠간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그 사건 이후, 저는 한 발 물러서서 제 행동을 돌아봤습니다. 정말 아이를 위한 충고였을까, 아니면 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채 권위로 누르려 했던 건 아닐까? 감정적으로 대할수록 아이는 더 단절된다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기, 공감이 먼저입니다

      달라지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아이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어땠어?"라는 질문이 아니라, "오늘 수학 시간에 어려운 건 없었어?"처럼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처음엔 퉁명스럽던 딸이었지만, 제가 화를 내지 않고 차분히 듣는 모습을 보이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딸이 친구와 다툰 이야기를 털어놓았을 때, 저는 훈계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 상황이라면 너도 속상했겠다"라고 말하며 공감해줬죠. 그 이후, 딸은 점점 저에게 다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저 또한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규칙은 함께 정해야 지켜집니다

      한 가지 중요한 깨달음은,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규칙을 정하고 지키라고 하면 오히려 저항만 커진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제한할 때, 저는 딸과 함께 앉아 "하루에 몇 시간쯤이 적당할까?"라고 의견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약속을 정한 뒤, 그 규칙을 벗어났을 때는 아이 스스로 그 이유를 말하게 했고, 다음엔 어떻게 할지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아이 스스로 결정에 참여했다는 느낌을 받을 때, 그 규칙을 더 잘 지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완벽하게 지켜지는 건 아니지만, 규칙을 어겼을 때도 회피하지 않고 대화로 해결하려는 태도가 생겼습니다.

      엄마의 감정도 소중합니다 – 나 자신을 돌보는 법

      아이와 갈등이 심했던 시기엔 저 자신도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때로는 '내가 좋은 엄마가 맞나?'라는 자책감에 잠 못 이루기도 했죠. 하지만 제가 점점 지쳐갈수록 아이와의 관계도 악화되더군요. 그래서 하루 10분이라도 명상을 하거나, 책을 읽고, 친구와 수다를 나누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작은 휴식은 제 감정을 회복하게 해주었고, 아이와의 대화에서도 예전보다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존 가트맨 박사는 "부모의 감정 조절 능력이 아이의 정서 안정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엄마의 안정감이 아이에게도 전달되는 것이죠.

      반항은 성장의 신호, 두려워하지 마세요

      딸이 한창 말 안 듣고, 반항적으로 굴던 시절엔 정말 매일이 전쟁 같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간을 지나 조금씩 안정된 관계를 회복해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갈등이 생기긴 하지만, 이제는 서로 이야기하는 방식이 달라졌고, 딸 역시 엄마를 신뢰하는 눈빛을 보입니다.

      사춘기 반항은 피할 수 없는 성장의 통과의례입니다. 부모의 말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문을 닫는다고 해서 마음까지 닫은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아이가 닫은 문 앞에서 기다릴 줄 아는 인내입니다.


      📚 추천 도서 및 콘텐츠

      •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 존 가트맨
      • 『 엄마의 말공부』 – 이임숙
      • 유튜브 채널: 정유진 정신과 전문의의 ‘아이 반항 대처법’
      • EBS 다큐프라임 – 부모, 사춘기 특집편